우리의 비판과 항의, 반미-친러시아 진영 논리

Author

Aleksandra/ Russian citizen in Korea

Date
December 14, 2022

최근 한 시민단체가 주최한 국제포럼이 있었다. ‘미국이 벌이는 신냉전’ 포럼과 촘스키, 프라샤드 등의 해외인사들이 영상 강연 혹은 북토크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행사의 강연자와 기조가 올해 초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미국이 주도 혹은 유도한 성격이 강한 것으로 규정하면서, 반우크라이나(반미) 친러시아 성격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것에 대하여 한국에 거주하면서 반푸틴 반전평화 시위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인이 기고를 보내왔다. 어색한 문장도 있지만 거의 수정하지 않고 게재한다. 그리고 영문으로도 번역하여 뒤에 붙인다. <편집자>

저는 재한 러시아인들의 반전단체 Voices in Korea와 러시아 페미니스트 반전 저항의 한국 모임(cell)에서 활동하고 있는 알렉산드라라고 합니다. 재한 러시아인들의 반전단체는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2월 27일에 보신각에서 진행된 시위를 통해서 모인 것으로, 주로 러시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월 27일 보신각 시위에 모인 100명의 사람들은 주로 러시아인, 우크아나인, 벨라루스인, 한국인 등이었으며, 이들 중 적극적인 사람들이 블라디미르 푸틴의 파시스트 정권과 악행에 반대하고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러시아의 자유를 위해서 연대한 러시아인들과 한국인들의 커뮤니티 Voices in Korea를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 현재까지 Voices in Korea는 9개월 동안 매 주말마다 반전평화 시위를 진행하고, 다른 나라들의 러시아인 반전 커뮤니티와 교류했습니다. SNS를 통해서 우크라이나를 돕는 방법, 러시아 내 제국주의와 소수민족 문제, 인권과 경찰에게 고문 당하는 러시아 시민들의 이야기 등을 공유하고, 한국 내 러시아인들이 반전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게끔 돕는 여러 포스팅, 글, 선언문 등을 올립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 반전 저항(FAR_Korea) 모임은 전쟁 발발 다음날에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페미니스트 반전 저항’(Feminist Anti-war Resistance, FAR)의 러시아 국외 모임 중 하나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많은 FAR 모임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FAR 모임들은 러시아와 해외에서 운영되며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반전 활동을 합니다. 서로 다른 모임의 활동가들은 각자의 활동을 하지만, 러시아 밖 모임들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보안상의 이유로 러시아에서는 수행할 수 없는 시위 같은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러시아인 반전 커뮤니티는 지난주 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진행되었던 <미국이 벌이는 신냉전/ The United States Is Waging a New Cold War> 포럼과 강연자 선택에 대해 듣고 매우 놀랐고 분노했습니다. ‘미국은 신냉전을 벌이고 있다’라는 제목으로 3개의 행사가 진행됐으며, 행사는 국제전략센터, 정의당 배진교 의원실 등이 주최를 맡았습니다.

우리는 한국의 진보세력이 이러한 내용의 포럼을 주최하고 이러한 강연자들에게 발언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자유민주주의의 도구를 사용하여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떠한 대응을 해야 좋을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먼저, 우리는 ‘미국이 벌이는 신냉전’이라는 주제와 초대된 강연자들을 보았을 때, 이 행사는 우리에게 익숙한 일부 서구 좌파의 진영논리(campism)를 반영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한편, 이 행사들은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람을 전혀 초대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합니다.) 우리는 최근 미국이나 NATO를 비판하기 위해 러시아의 끔찍한 행동에 눈을 감는 것을 선택한, 진영논리 지지자들의 출현과 급진화를 목격하고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영논리는 세계가 두 개의 적대적인 진영으로 나뉜다고 보는데, 바로 미국이 주도하는 공격적이고 제국주의적인 진영과, 미국의 “반대자”들로 구성된 ‘반제국주의’ 진영입니다. 냉전 기간 동안 이러한 사고방식은 일부 좌파가 소련, 중국 및 기타 미국의 적들이 저지른 범죄를 합리화하거나 무시하도록 이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러시아에서 살아온 사람으로서, 현대 러시아를 ‘반제국주의’로 파악하는 맥락에서 진영논리에 대한 토론이 되고 있는 것은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러시아의 제국주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미 반제국주의적 입장을 바탕으로 세계 정치에서 러시아의 반진보적이고 반동적인 역할을 숨기는 사람들은, 푸틴 정권 아래 러시아가 여러 나라에서 잔학 행위를 저지른다는 사실을 고의적으로 회피합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가하는 것과 같은 제국주의, 인종주의적 폭력을, 지구상의 다른 대륙들에서도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측면에서 (더 약한 강도이지만) 똑같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가 반제국주의,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우크라이나인을 위협하고 있는, 또 다른 떠오르는 제국주의 세력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러시아의 역사에서 지역 내 모든 민족에 대한 제국주의적 정책과 행동은 거의 변하지 않는 본질이었으며, 이는 레닌, 트로츠키, 볼셰비키의 지도 아래 러시아 혁명이 절정에 이르는 짧은 기간 동안에만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도 러시아연방의 제국주의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발발의 요인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여 <미국이 벌이는 신냉전/ The United States Is Waging a New Cold War> 포럼의 주요한 강연을 맡은 비자이 프라샤드가 그런 진영논리를 드러내는 인물입니다.

이 포럼 소식을 통해서 프라샤드에 대해서 처음으로 알게 된 우리 커뮤니티는, 프라샤드의 인터뷰 기사들과 트위터를 유심히 보며 우리 단체 채팅에 공유했습니다. 기사를 통해서 프라샤드의 진영논리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주장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의 입장은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고, 러시아의 승리를 바라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 다른 기사에서 프라샤드는 러시아는 2014년 쿠데타를 시작으로 의도적으로 우크라이나 상황에 유인되었으며 반러시아 세력이 키예프에서 우크라이나 네오나치와 미국의 지원을 받아 권력을 잡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더구나 중국에서 우루무치 화재 추모와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를 요구하는 용감한 시위가 진행될 때, 그는 ‘제로 코로나♥️’라고 쓰인 종이를 들고 사진을 찍어서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시위를 하는 중국인들이 아니라 집권세력인 중국공산당에 대한 지지를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미국이 벌이는 신냉전/ The United States Is Waging a New Cold War> 행사의 또 다른 연사인 노엄 촘스키를 소개합니다. 그는 이 행사의 2번째 세션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신냉전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프라샤드와 함께 초청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로부터 놀라운 위선의 예를 볼 수 있습니다. 촘스키는 전쟁을 도발한 책임이 미국과 NATO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반대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책임을 가볍게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묻고 싶습니다. NATO와 EU가 확대되어 러시아 국경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우크라이나 도심을 폭격하는 것이 어떻게 정당한 결정일 수 있습니까?

또한, 촘스키는 제임스 베이커 미국 국무장관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고르바초프에게 통일된 독일이 NATO에 재가입하도록 허용한다면, 미국은 NATO가 “동쪽으로 1인치도 이동하지 않을 것”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언급했습니다. 첫째, 러시아가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약속의 역사성에 대해 학자들 사이에서 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촘스키와 같은 주장의 전제는 NATO의 동진으로 인해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NATO에 동유럽 국가들이 합류했고,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도 가입하려 한 것은 러시아 제국주의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더욱이 현재 핀란드와 스웨덴의 NATO 가입 요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며, 이는 NATO 확장이 러시아 제국주의의 행동의 결과이지 그 반대가 아니라는 사실과 일치합니다.

또한 제임스 베이커와 조지 W. 부시가 고르바초프에게 했던 (논란이 되고 있는) 구두 약속 때문에, 다른 주권 국가들이 자국 국민의 의사에 따라 동맹을 맺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것은 미국 좌파의 눈을 멀게 하여 전쟁의 현실을 외면하게 하는, 미국 중심주의(Americentrism)가 아닙니까?

미국 중심주의는 우리가 노암 촘스키와 진영논리의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다음 중요한 지점으로 이어집니다. 노엄 촘스키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부정하고, 우크라이나의 운명과 우크라이나 국민의 운명을 체스판 위의 볼모로 봅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선동하여 러시아와 싸우고 있으며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빼내려고 시도했기 때문에 2013~14년 유로마이단이 발생했다고 암시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우크라이나 시민사회의 선택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그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대량 학살의 역사, 문화적 억압, 우크라이나의 자결권에 대한 러시아의 지속적인 거부 때문에 러시아의 영향권을 떠나기를 원했을 가능성조차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전쟁에 “끌려간”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공격을 당했습니다.

우리 커뮤니티는 프라샤드, 촘스키 같이 진영논리에 빠진 좌파들의 기사와 인터뷰를 보면서 분노하고 대응하기로 했으며, 우리의 목소리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왜 이 행사에 항의하는지 알리는 공문을 함께 작성하여 행사 주최자들에게 발송했습니다. (공문의 내용을 아래에 첨부합니다.) 12월 6일 저녁에, 행사장인 프란치스코 회관 앞에서 영문과 한국어 피켓을 준비하여 피켓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우리는 이 피켓들을 통해서 우리의 반전 입장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예를 들면, <상상의 신냉전이 아니라 현재의 전쟁> 이라는 피켓을 통해서 현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하는 폭력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러시아가 싸움을 멈추면 전쟁은 없지만, 우크라이나가 싸움을 멈추면 더 이상 우크라이나는 없다> 는 올해 2월 28일에 노르웨이가 UN에 공유한 연설에 나오는 말이었습니다. 이 피켓으로 우리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러시아의 절대적인 책임과 죄를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러시아에서 탄압 당하던 우리는 한국에서 자유를 얻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러시아의 자유를 위해 싸웁니다> 라는 피켓으로 대한민국에서 얻은 자유에 감사하는 표현을 하면서, 이 포럼이 러시아의 악명을 세탁하는(화이트워싱) 것에 대한 우리의 반대 표현도 하고자 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행사는 진영논리를 드러내며, 우크라이나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진실을 외면하고, 러시아 선전(Propaganda)의 담론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사회단체들과 진보정당은 앞으로 이러한 행사를 하는 대신에,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저항을 지지하고, 이 전쟁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인들과 러시아인들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커뮤니티는 정치 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를 점점 느끼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한국에서 그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군사주의 확대의 결과를 이해하고 우려하지만, 여러분의 행사에 초대된 연사들과는 달리, 우리는 러시아 내부에서부터 러시아라는 국가를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직 힘과 폭력의 언어만을 수행하고 이해하는 러시아의 권력자들, 전쟁범죄자들과 협상할 가능성에 대해 환상을 품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는 이 괴물, 즉 우리 국가에 의해 굴욕당하고, 괴롭힘당하고, 구타당하고, 강간당하고, 고문당하고, 투옥되는 일을 겪어왔습니다. 오늘날 우크라이나에서 이 괴물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폭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12월 6일 “미국이 벌이는 신냉전”, 12월 7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신냉전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행사 주최 측에 대한 전쟁 반대 재한 러시아인들의 공문(12월 6일) 중

12월 6일 “미국이 벌이는 신냉전”, 12월 7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신냉전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행사 주최 측에 대한 전쟁 반대 재한 러시아인들의 공문

발신자: 페미니스트 반전 저항 (far_korea) / 러시아인들의 반전 단체 (voicesinkorea)

수신자: 국제전략센터, 정의당 배진교 의원실, 함께서울 추진위원회

날짜: 2022년 12월 6일

여러분이 12월 6일 “미국이 벌이는 신냉전”, 12월 7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신냉전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행사를 통해 러시아의 침공을 정당화하고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요구하는 연사들에게 토론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하여, 우리는 이 전쟁에 반대하는 재한 러시아인으로서 우리의 입장을 표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9개월 이상 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기반시설을 파괴하고,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죽이고, 고문하고, 성차별적인 폭력을 계속해 왔습니다. 적어도 11,000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이미 러시아로 납치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벌이는 일은 파시즘과 대량학살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시작한, 우리가 원하지 않았던 이 유혈전쟁에 대해서, 비자이 프라샤드와 같은 연사들이 자신들의 관점을 대중화하고 홍보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받는 것을 우리는 방관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군사주의 확대의 결과를 이해하고 우려하지만, 여러분의 행사에 초대된 연사들과는 달리, 우리는 러시아 내부에서부터 러시아라는 국가를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직 힘과 폭력의 언어만을 수행하고 이해하는 러시아의 권력자들, 전쟁범죄자들과 협상할 가능성에 대해 환상을 품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는 이 괴물, 즉 우리 국가에 의해 굴욕당하고, 괴롭힘당하고, 구타당하고, 강간당하고, 고문당하고, 투옥되는 일을 겪어왔습니다. 오늘날 우크라이나에서 이 괴물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폭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인의 용감하고 강력한 저항을 존경하며, 우리 대부분은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 국가라는 괴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무기를 갖기를 원합니다. 실제로 러시아의 반전운동과 우크라이나의 저항운동을 지원하는 러시아의 활동가들과 페미니스트들은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있습니다. 반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국가(한국, 미국, 유럽 등)에 살고 있는 좌파 일부는 러시아의 반전운동과 우크라이나의 저항의 목소리를 고려하지 않은 채로, 진영논리(Campism)에 따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외부에서 관망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주권 방어를 나치즘이라고 부르고, 우리가 부차, 헤르손 및 기타 파괴된 우크라이나 도시에서 목격한, 고의적인 민간인 학살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도대체 언제부터 피해자 비난(Victim Blaming)을 한 국가에까지 적용하게 된 것입니까? 왜 침략과 살인을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를 찾으려 하는 것입니까? 왜 피해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에 모든 것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항복하라고 제안합니까?

우리는 침략자와 희생자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러시아와 푸틴으로부터, 우리는 전형적인 가해자의 행동 양식인 ‘DARVO’를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부정(Deny), 공격(Attack), 피해자와 가해자를 뒤바꾸는 것(Reverse Victim and Offender)을 뜻합니다.

가해자는 자신이 폭력을 행사한 사실을 부인하고, 자신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려 했던 피해자를 공격하며, 자신이 실제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피해자를 비난합니다. 예를 들어, 강간 가해자를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려면, 피해자는 자신을 변호하고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마찬가지로, 푸틴은 항상 자신의 죄를 부인하며, 비록 나중에 자신이 한 일을 인정한다고 해도,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었다고 여기지 않으며, 같은 방향과 같은 뻔뻔함으로 행동합니다. 2014년에 그는 크림반도에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나중에 그는 러시아군이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그것을 정당화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똑같은 끈기를 보이며, 돈바스 내 러시아군의 존재를 부인해왔습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보기 위해 간단한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왜 모든 우크라이나 지역 중에서 크림반도가 먼저 점령되었습니까?” 이 모든 세월 동안, 소셜 네트워크(SNS)와 러시아 밖에는 이에 대해 많은 주장이 있었습니다. 주요한 주장은, 크림반도 주민들은 우크라이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며 러시아어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주장도 있습니다. 크림반도는 흐루시초프의 불법적인 선물이었고, 고국인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답은 명백합니다. 진실은 표면에 드러나 있습니다. 즉, 2014년에 러시아군이 크림반도에 있었기 때문에 크림반도가 먼저 점령된 것입니다. 러시아군의 존재는 다른 모든 요인들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도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2014년 친러시아 시위는 정확히 러시아군이 주둔한 지역에서 일어났습니다. 러시아군이 없는 지역들에서는 “신러시아”(노보로시야) 프로젝트가 엄청난 실패를 겪었습니다.

무슨 이유에선지 피해자를 비난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을 반박하는 간단한 논리가 있습니다. 이 전쟁에서 적대행위의 강도는 러시아 연방 전쟁기계의 수행능력과 지리에 달려 있습니다. 무엇이 침략자의 공격을 촉발했는가를 찾는 데에 골몰하는 것은 가치 없는 일입니다.

만약 푸틴이 전쟁에서 이긴다면, 그와 다른 독재자들은 그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폭력을 사용할 것입니다. 그것은 더 많은 전쟁과 더 많은 고통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도 이로운 일입니다.

우리는 최근 미국이나 NATO를 비판하기 위해 러시아의 끔찍한 행동에 눈을 감는 것을 선택한, 진영논리(Campism) 지지자들의 출현과 급진화를 목격하고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영논리는 세계가 두 개의 적대적인 진영으로 나뉜다고 보는데, 바로 미국이 주도하는 공격적이고 제국주의적인 진영과, 미국의 “반대자”들로 구성된 반제국주의 진영입니다. 냉전 기간 동안 이러한 사고방식은 일부 좌파가 소련, 중국 및 기타 미국의 적들이 저지른 범죄를 합리화하거나 무시하도록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집중하고, 제대로 된 명명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러시아는 침략자이자 전쟁을 시작한 국가이며, 우크라이나는 희생자이고 자국민을 보호하는 국가입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을 네오파시스트라고 부르는 사람에게 발언 기회를 주는 것을 용납 할 수 없습니다. 군사적 침략으로부터 자국민과 영토를 보호하는 것은 파시즘의 표현이 아니라, 시민이 자신의 안전을 믿고 맡겨야 할 모든 정부의 의무입니다.

파시즘은 민간인에 대한 폭격, 민간인 처형, 포로 고문, 강간, 아동 살해입니다. 러시아 선전(Propaganda)의 담론을 지지하는 것은 이러한 각각의 행동에 동의하고 격려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각적인 휴전을 지지하는 것은 마리우폴, 부차, 이르펜에서 살해된 모든 사람들의 죽음을 아무렇지 않은 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NATO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이 추운 12월에 30시간 이상 따뜻함과 빛 없이 남겨진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심장이 없다고 믿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즉, 우크라이나인들이 땅속에 묻히고 고문을 당한 모든 사람들을 잊기로 했고, 집과 사랑하는 이들을 버리고 파시스트 국가의 시민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믿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쟁에 반대하는 우리 재한 러시아인 공동체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지키고 우크라이나 영토의 온전성을 지키고자 하는 열망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푸틴에 대한 전범 재판 없는 휴전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국가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곧 파시즘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승리와 러시아 전범들의 재판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푸틴 탄핵! 전쟁 반대!

2022년 12월 5일

러시아 페미니스트 반전 저항 한국 모임, 재한 러시아인들의 반전단체 ‘Voices in Korea’